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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정보

'교감 - 부교감' 균형 깨지면 몸·마음 병 온다(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현대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안 되는 질환이 아직도 많다. 아토피, 천식, 당뇨 등 우리 주변에 흔한 질병도 그렇고 난치성 질환도 마찬가지다. 올해 의료계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건강 키워드는 '자율신경', '면역', '영양'이다. 무병장수의 비결과 행복의 열쇠를 찾아보는 기획을 3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40대 후반의 주부 P 씨는 기름진 음식이나 중국 음식을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설사를 한다.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해 보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우울증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해 6개월간 약물치료를 시도했다. 하지만 증상호전이 없어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자율신경 장애'가 있다는 최종진단을 받았다.

· 교감-부교감 상호작용 신체균형 유지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갈라져 있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위산 분비가 늘고 긴장상태가 된다. 반면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심장박동이 줄고 호흡이 깊어지며 몸이 이완된다. 교감과 부교감 신경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생체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사례로 거론된 P 씨는 정상에 비해 부교감신경이 교감신경보다 많이 흥분돼 있어 자율신경 균형이 깨진 것이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있으면 우울증으로 불리는 기분장애가 동반된다. 이럴 경우는 항우울제와 자율신경계 조절 치료를 병행한다. P 씨는 치료 1개월 후부터 우울한 기분이 호전되고 울렁거림과 설사도 호전되기 시작했다.
평소에 자주 복통이나 소화 장애가 있어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더러 있다. 또 피로가 지속되거나 불면증이 지속되는데도 '특이사항 없음' 내지는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 외에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손발이 자주 저릴 때, 조금만 신경을 쓰더라도 가슴이 두근거릴 때, 손발이 자주 붓는데도 검사상으로는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럴 때에는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균형 깨뜨리는 요인들-운동, 음식, 질병

자율신경계는 소화작용, 발열 및 발한, 손발의 혈관 등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기관이다. 이처럼 중요한 자율신경의 균형을 깨뜨리는 요인은 기온, 운동, 음식, 질병 등 매우 다양하다.
심리상태에 의해서도 균형이 깨진다. 울거나 불안해하고 화를 내면 체액이 산성이 되면서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반대로 웃거나 마음이 안정되면 체액이 알칼리성으로 변하면서 부교감신경이 흥분한다.
육식이나 찬물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채식이나 더운 물을 먹으면 부교감신경이 과잉흥분한다.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으면 질환으로 나타난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불안, 주의산만, 두근거림, 격노의 상태가 나타날 수가 있다. 그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변비 타입)과 불면증이 올 수 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증, 부종, 기립성저혈압(갑자기 일어나면 일시적으로 어지러움이 생기는 증상), 과민성대장증후군(설사 타입)이 일어난다. 당뇨성 자율신경장애가 오면 구토, 식욕부진 ,메스꺼움, 심장질환, 운동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 어떻게 검사하고 치료하나

자율신경에 이상이 있는지는 '자율신경 균형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해 오던 심전도 검사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검사라고 보면 된다. 자율신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심장의 운동정도와 안정도를 검사해 자율신경의 활성도를 파악하는 검사법이다.
교감신경에 문제가 있을 때와 부교감신경에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치료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자율신경 장애에 대한 명확한 치료법은 아직 정립돼 있지 않다.
민간요법으로는 냉온요법이 효과가 있다. 목욕탕에서 찬물에 1분간 몸을 담갔다가 1분간은 더운 물에 몸을 담그는 방법으로 4~5회 반복한다. 찬물에 들어가면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더운물에 들어가면 부교감신경이 항진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행동치료 요법으로 바이오피드백이 도움이 된다. 컴퓨터 오락게임 같은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하면서 증상을 완화하고 건강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절법을 익히는 것이다.
자율신경계와 관련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투여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비타민 A, 비타민 B5, 비타민 B6, 비타민 E, 셀레늄, 철분 등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에 반해 비타민 D, 비타민 B2, 비타민 B12, 칼슘, 마그네슘, 아연 등은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장애는 만성적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질병의 종류와 경과에 따라 치료기간은 다소 변동이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려면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많다.
자율신경계 장애가 의심이 되는 경우에는 냄새가 강한 향수, 샴푸, 락스,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을 피해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로나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 하고 카페인이 많은 식품이나 짜고 매운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