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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본고신

암.치매 족집게 진단 이젠 OK[부산일보,04.8.30] 등록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4.09.08 pm 08:31:05 / 조회수 : 5667
고신대병원 2동 지하 2층. 지난 16일부터 '펫시티(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 센터'가 가동되고 있다. 펫시티는 암과 치매 진단을 위한 최첨단 장비를 말한다. 그전에는 서울의 몇몇 대형병원에서만 펫시티를 사용해 왔다. 그래서 이 장비를 이용하려는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소비자들은 시간적·경제적으로 상당한 불편을 겪어 왔다. 앞으로 동아대·부산대·인제대 부산백병원 등도 펫시티를 가동할 예정이다.
펫시티는 말 그대로 '펫(PET)'과 '시티(CT)'의 장점을 결합한 장비이다. 장비 자체에도 시티와 펫이 나란히 붙어 있다.

먼저 펫에 대해서 알아보자.

펫은 암 조직이 정상 조직에 비해 포도당을 훨씬 많이 소모한다는 사실에 착안,개발돼 나온 장비이다. 포도당에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덧붙인 특수 방사성 의약품(FDG)을 정맥 주사하면 포도당 소비량이 적정 수준보다 많은 부위가 컴퓨터 영상에 나타나도록 고안한 것이다.

펫은 현재 5㎜ 크기의 미세 암세포나 종양 조직의 조기 발견,암의 전이와 재발 여부 판단,항암제 투여 효과 확인,암이나 종양의 최초 발생 부위 추적,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의 원인 확인 등 다양한 내용을 검사 및 확인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펫만으로는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모양 등을 진단해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시티의 경우 1㎝ 이하의 미세 암세포나 종양을 발견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영상에 해부학적 모양이 나타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니까 펫시티는 펫과 시티의 이런 장점들을 기계적으로 결합하고 단점을 보완한 장비인 것이다.

주부 김영임(가명·45)씨. 1년 전 위암 수술을 받았다. 통원 치료를 받았는데 혈액검사에서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됐다. 지난 1월 시티를 찍어보았더니 정상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도 혈액검사상의 수치는 계속 의심스럽게 나왔다. 의사는 펫시티를 권했다.

FDG 주사를 맞은 김씨는 환자대기실로 들어갔다. 대기실은 출입문과 사방 벽 모두가 납으로 차폐되어 있다. 환자의 몸 안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이 밖으로 새어 나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대기 시간은 40분에서 1시간 남짓. 그동안 약이 몸 안에 골고루 퍼진다. 환자의 몸 안에 투여된 방사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멸된다고 한다.

환자복을 입은 김씨가 대기실에서 나오자 직원이 촬영실로 안내한다. 김씨는 펫시티 스캐너 앞 침대에 반듯하게 눕는다. 엠알아이(MRI)나 시티를 찍을 때와 동일한 모습이다. 잠시 후 조정실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먼저 펫 앞쪽 부분에 설치된 시티로 전신을 단층 촬영한다.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시티촬영이 끝나자 자동적으로 펫 촬영이 시작된다. 펫 촬영에는 20분 정도가 걸린다.

핵의학과 신중우 교수가 조정실에서 촬영결과를 살핀다. 컴퓨터 화면에는 왼쪽에서부터 시티-펫시티-펫 순으로 영상이 떠 있다. 펫시티 영상은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시티와 펫의 내용을 융합한 것이다.

먼저 화면의 맨 오른쪽 펫 영상에 나타난 수치를 살펴본다. 'SUVbw'라는 게 있다. 체중 1㎏당 FDG 섭취 정도를 수치로 환산한 것이다. 3g/㎖ 이하면 정상인데 김씨는 7~8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암의 존재는 이 수치만으로도 확인되었다.

신 교수는 계속해서 펫시티 영상을 통해 발생 부위와 크기를 확인한다. 화면을 보니 복부임파선 부위에 노란색의 크고 작은 동그라미가 세 개 떠 있다. 암이다. 안타깝게도,재발한 것이다. 신 교수가 내과 전문의에게 상세한 판독결과를 넘기면 치료 방법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펫시티가 모든 암을 100%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확도 등은 9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신 교수는 '조기 위암과 간암,대장암 등에 대해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요컨대 조기 위암이나 대장암 등을 확인하는 데는 내시경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장기 흡연자처럼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나 연세가 많은 분들은 펫시티 검사를 고려해 볼 만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이 건강검진용으로 펫시티 촬영을 해 볼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광우기자 leekw@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