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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s 스토리

환자와의 관계 중시하는, 혈액종양내과병동(508병동) Story 등록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6.01.14 pm 03:48:09 / 조회수 : 7188

 

프로답게 한 발 한 발 전진해간다

 

환자와의 관계 중시하는, 혈액종양내과병동(508병동)

 

프로답게

프로답게. 혈액종양내과병동(이하508병동)을 한 마디로 어우르는 말입니다.
“일을 할 때 바쁘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다른 병원에 가서 환자 보호자 입장이었을 때 간호사를 본다고 생각합시다. 그러면 정말 프로답게 객관적으로 나를 보고, 한 발짝 한 발짝 전진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영 책임 간호사가 508병동의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말입니다. 이런 그녀의 생각은 석정희 수간호사를 보고 더 확고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석정희 수간호사는 508병동 경험으로는 막내 뻘입니다. 올 초 순환근무로 508병동 수간호사로 부임해왔으니까요. 일을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508병동은 암전문병원으로 유명한 복음병원의 대표적인 모델병동입니다. 암병동 특성상 항암약물치료가 주로 이뤄집니다. 백혈병 환자, 림프종 환자…. 그런데 환자마다 치료제가 다릅니다. 약물을 공부하지 않고서 약물을 다룰 수 없습니다. 이 점은 수간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르면서 병동을 통솔해갈 수 없어서입니다. “약물이 많긴 많데” 석정희 수간호사도 공부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곧 이런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우리 수쌤은 모르시는 게 없어요”

 

친절한 병동

석정희 수간호사가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친절입니다. 혈액종양내과라는 특성상, 백혈병이나 임파종, 또 타과에서 암이 전이돼 오는 말기암 환자 등 계속해서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병동이라 간호사와 환자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오면 돌아가시는 날까지 계속해서 봐야하는 병동입니다. 그래서 환자와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자가 입원해 계신 동안 육체적인 고통이나 정신적인 고통, 영적인 문제없이 편하게 계시도록 하자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508병동 간호사들은 대신 스트레스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예민해있는 말기이암 환자의 고통을 그대로 보아야 하고, 고통으로 인해 내는 화를 그대로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508병동의 숙제입니다.
가끔 간호사가 참지 못해서 사단이 날 때도 있습니다. 간호사가 아무리 환자에게 친절하게 한다 해도, 고통 중에 있는 환자는 화만 낼 뿐이니까요. 그럴 때 나서는 게 석 수간호사입니다. 그녀가 책임 있게 환자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사과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기도로 하루업무를

석 수간호사가 막 508병동으로 부임했을 때입니다. 50대 초반의 유방암 환자였습니다. 방사선 치료가 힘들었는지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파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어루만져주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환자가 교인인지 아닌지도 몰랐을 때니까요. 그런데 기도하다보니 눈물이 났습니다. 환자가 놀랄 수밖에요. 병동에서 제일 높은 수간호사가 자신을 안고 울고 있었으니까요. 환자는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다행히 경과가 많이 좋아져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매번 끌어안고 기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바쁜 업무 탓에 하기 어려운 일이니까요.
“자주 기도해주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김태영 책임간호사는 늘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많이 아픈 환자, 곧 퇴원할 환자, 임종을 앞둔 환자, 그들이 가는 길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 그들에게 하나님 사모하는 마음을 달라고 간구하는 것입니다.
아침 근무를 앞두고 특별하게 기도제목을 나눌 때가 있습니다. 고통이 심한 환자가 있을 때입니다. 그때는 환자의 고통을 작게 해달라는 기도로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물론 병동 식구들 간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도 기도를 부탁하고 하루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병동 하나 더 있었으면

508병동 간호사들은 항상 아쉬움이 있습니다. 워낙 혈액종양내과 환자들이 많아서 입원을 빨리빨리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508병동은 항상 만실입니다. 입원을 오랫동안 기다리는 환자가 있기에 급성백혈병 환자가 오더라도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혈액종양내과의 특성상 환자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싶어 하니까요. 입원해서 치료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이부언하지 못하는 상황만큼 간호사 입장에서 안타까운 경우도 없습니다.
맘 같아서는 혈액종양내과 병동이 하나 더 있었으면 싶습니다. 그런데 어디 그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인가요.
508병동은 준무균실 2개실(4인실)과 역격리실 2실(1인실), 그리고 일반실로, 총 53명의 환자가 입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508병동 간호사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혈모세포를 이식 받은 젊은 환자가 경과가 좋아져서 사회복귀를 할 때입니다. 정말 의술의 힘으로 사회생활로 복귀하는 환자를 볼 때의 감동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