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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정보

강직성 척추염 증상과 치료 [류마티스내과]
류마티스내과 김근태 교수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L 씨는 2년 전부터 허리와 골반 주위가 욱신거렸다. 근육통이나 허리디스크라고 생각하고 파스만 붙이고 물리치료만 받다가 통증을 참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진찰을 받은 결과 듣도 보도 못한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군대에서 운동을 많이 해서 단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희귀한 질환이 걸릴 줄은 L 씨 본인도 상상을 못했다.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유난히 뻣뻣한 허리. 한참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이리저리 뒤적이다 보면 어느새 괜찮아진다. 겉보기도 멀쩡하고 자신조차 통증이 어디가 얼마만큼 느껴지는지 설명하기 힘든다. 그래서 꾀병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20~30대 젊은 남성 환자 대부분
허리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 많아
힘든 운동 피하고 스트레칭 꾸준히
최근 보험급여 확대 조기진단 가능

허리디스크인가 싶어 병원을 여기저기 전전해도 정확한 진단이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나아지지 않고 이제는 무릎과 발목까지 부어오고 심한 날에는 40도에 이르는 고열 증세도 나타난다. 이런 증세의 질환이 '강직성 척추염'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겨 심할 경우 척추 뼈와 관절이 대나무처럼 하나로 붙어 척추 마디가 굽어지지 않는 질환이다. 주로 활동이 왕성한 20~30대 젊은 남성들에게서 발병한다. 현재까지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국내의 환자 수가 2만~4만 명으로 추정된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초기 증상은 고관절이나 무릎관절이 아프면서 붓고 열이 난다. 어떤 경우는 뒤꿈치에 있는 아킬레스건에서 염증이 시작돼 발뒤꿈치가 아픈 증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척추나 관절 이외에 눈이 충혈되고 아프면서 일시적으로 시력이 감퇴하는 포도막염이나, 대동맥염과 같은 심장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경미한 허리 등의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방치할 경우 척추에 변형이 진행돼 아예 관절운동이 불가능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새우등처럼 굳어버린 척추로 인해 똑바로 서기도 힘들고, 심장이나 복부장기가 손상되어 호흡장애까지 초래되기도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심각한 만성질환이지만 조기단계에서부터 치료가 제대로만 이루어지면 정상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조기에 강직성 척추염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직성 척추염의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거나 허리디스크 등으로 오인해 증상이 크게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는 운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질환의 완치보다는 통증과 뻣뻣함을 감소시키면서 손상과 장애를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염증, 통증, 뻣뻣함의 완화를 위해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를 가장 먼저 사용한다. 이들 약물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엔브렐 등과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생물학적제제(TNF 억제제)는 강직성 척추염을 비롯한 류마티스질환의 가장 최신 치료제라 할 수 있다. 효과와 안정성이 인정돼 최근 들어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 척추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체조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허리디스크는 운동으로 인해 요통이 악화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운동을 하면 요통이 호전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허리 근력을 키워주는 수영도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신체 접촉이 있는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뻣뻣함 때문에 운동하는 것이 힘들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에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절은 일단 한번 변형이 시작되면 아무리 좋은 약도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때문에 강직성 척추염의 증세가 의심될 경우 일찍 치료를 시작해 척추에 붙은 염증이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기 전에 치료가 시작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신대복음병원 류마티스내과 김근태 교수는 "허리가 아프면 흔히 무리했거나 디스크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최근 치료 효과가 좋은 생물학적제제가 개발돼 조기에 치료를 하면 일상생활을 무리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48개월 동안은 생물학적제제 치료비의 10%만 부담하고 이후에는 46%의 본인부담률을 적용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물학적제제의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돼 기존 46%에서 10%로 크게 줄었다. 또한 최근에 강직성 척추염의 CT와 MRI의 보험급여가 확대되면서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