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인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콘텐츠 바로가기
하단메뉴로 바로가기

건강질병정보

원인과 증상 '천의 얼굴' 만성골반통(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

40대 후반 주부 A 씨는 수 년째 아랫배와 허리가 아픈 증상으로 고생을 했다. 평소 변비가 있었으며, 스트레스를 받고나면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왔다. 병원을 여기저기 다녔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어 증상 치료만 해왔다. 그러다 대학병원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받고 약물치료 끝에 상태가 호전됐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골반통증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맞벌이 주부 B 씨는 올해 초부터 업무 분장 문제로 직장 상사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B 씨는 작업량이 늘어 부하가 늘어난데다 상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김없이 골반통이 찾아왔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의 자율신경에 균형이 깨지면서 통증이 온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기를 낳을 때처럼 자궁이 수축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절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6개월 이상 아랫배·허리 통증
디스크나 방광염으로 오인도
자궁내막증·만성대장염 등 원인
우울증 정서장애 동반하기도
산부인과 내과 등 다각적 접근
심리치료 스트레스 해소도 효과

■ 진단의 어려움-디스크나 방광염으로 오인하기도

만성골반통은 신체적으로 골반이나 배꼽 아랫부분, 허리,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통상적인 통증 치료에도 불구하고 하복부의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여성에서 나타나지만 남성의 경우에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골반통은 하복부 통증, 월경통, 성교통, 만성적 피로, 설사, 변비, 소변 시 통증, 자궁과 난소 부위의 통증 등 형태가 다양하다. 골반 부위의 통증은 대부분 주기적으로 나타나게 되며,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고신대 복음병원 가정의학과 최종순 교수는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병명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디스크나 방광염 같은 증상으로 오인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대부분 정형외과나 비뇨기과를 찾는다. 그러는 와중에 증상이 호전되거나 악화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리저리 한참을 헤맨 후에 만성골반통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10년 이상 꾀병을 부린다고 오해를 받거나 원인을 밝히지 못해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을 몰라 진통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 보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만성통증으로 인해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 주요 원인-부인과 질환, 내과 질환, 영양 결핍

만성골반통은 아랫배와 허리를 콕콕 찌르는 듯한 증상이 반복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골반 내에 있는 자궁을 비롯한 주변 장기나 신경이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자극의 원인을 추적해 보면 부인과 질환, 내과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다양하다.

먼저 부인과 질환으로 자궁 안쪽 일부 조직이 나팔관이나 난소 쪽으로 들어가 발생하는 자궁내막증을 꼽을 수 있다. 자궁근종이나 난소물혹 같은 질환도 골반 통증을 유발한다. 골반염이나 골반울혈증후군 등도 골반통증의 원인이다.

내과 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만성 대장염 등이 대표적이다.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장의 민감성이 증가하고, 정상 미생물은 감소하고 해로운 미생물이 증가해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요도증후군이나 간질성 방광염 등의 비뇨기과 계통의 원인으로 골반통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식생활의 문제에 의해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는데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 결핍이 대표적이다.

우울증이나 불안 등의 정서적 장애가 골반통과 함께 동반되기도 한다. 신체적 원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정신적인 원인이 동반되었는지 잘 조사해야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진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골반통이 있는 환자의 50~70%가 우울증이나 정서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어떻게 치료하나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산부인과 뿐만아니라 내과, 정신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등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인과 질환이 있다면 근원부터 해결해야 한다. 난소에 혈액을 공급하는 정맥에 이상이 있으면 통증을 유발하는 정맥을 막아버리는 시술을 한다. 부인과 수술 후에 유착이나 염증이 있으면 골반경으로 치료한다. 심한 경우 자궁을 절제할 수도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이나 경제적인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치료법이다. 전문가 상담이나 심리치료 만으로 증상이 해결되기도 한다.

최종순 교수는 "자가 치료법으로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요가 명상 등이 도움이 된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