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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정보

흡연도 일종의 질환… 진료실부터 찾아라(가정의학과 공은희 교수) [가정의학과]
가정의학과 공은희 교수

대기업에 근무하는 H 부장. 그는 나름 금연 방법에 있어 전문가다. 니코틴패치, 금연껌, 금연침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담배를 못 끊는 것이 아니라 안 끊는 것이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내심 금연에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게다가 얼마전 회사에서 금연하지 않으면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선포한 후로는 더욱 절실해졌다. 최근 담뱃값이 인상되고 기업 내부적으로 금연 캠페인이 전개되면서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금연을 결심한 흡연자 중 대다수가 이미 수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금연이 마음 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 니코틴 중독·금단 극복, 의지만으론 힘들어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반드시 끊고 말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금연은 의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의지에 너무 의존해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게 되면 금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며 자책하게 된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은 바로 흡연자의 흡연 욕구를 점점 강화시키는 니코틴 중독과 금단 증상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흡입한 니코틴은 흡연 욕구를 점점 강화시키고 내성을 증가시켜, 흡연자를 정신적·육체적으로 니코틴에 의존하게 만든다. 장기간 담배를 피워온 사람이 갑자기 금연을 하면, 뇌로 전달되는 니코틴 레벨이 낮아지고 도파민 분비가 감소된다. 그 결과 우울, 짜증, 불안, 불면증, 집중력 저하, 식욕 증진과 같은 금단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참을 수 없는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으로 인해 많은 흡연자들은 금연 의지에도 불구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다.

금연이 어려운 것은 개인의 의지가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흡연이 니코틴에 중독되어 일어나는 만성적이고 재발이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 고신대 복음병원 가정의학과 공은희 교수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하는 경우 금연 성공률은 3% 미만에 그친다"면서 "의사와 금연 상담을 한 후에 시도하면 성공률은 3배 이상 높아지며, 의사 상담과 더불어 성공률이 높은 경구용 금연치료보조제를 병행할 경우 또 다시 3배 이상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금연 전문가와의 상담하면 성공률 3배 높아져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건강상태와 흡연 유형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금연법을 찾아줄 수 있는 금연 전문가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공 교수는 "금연 방법은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에게 본인의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연클리닉을 선택할 때에는 자주 방문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지, 클리닉 시설과 전문의 상담 방법은 본인과 맞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금연클리닉은 주로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내과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학병원 또는 가까운 동네 의원 중 본인의 여건과 맞는 곳을 찾으면 된다. 개별적인 상담과 관리는 물론 본인의 상태에 따라 금연 성공률이 높은 금연치료보조제를 처방 받을 수 있다. 각 구별 보건소에서도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가능하며, 무료로 니코틴 패치를 지원받을 수 있다.

■ 치료보조제 챔픽스, 60% 성공률

시중에는 다양한 금연치료보조제가 출시되어 있는데,'흡연 욕구'와 '금단증상'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건강상태 및 흡연 유형을 고려한 금연치료보조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금연치료보조제는 니코틴 대체제이다. 니코틴 대체제는 담배에 들어 있는 다른 물질은 없이 니코틴만을 우리 몸에 제공해서 금단증상을 조절해 준다. 패치, 껌, 사탕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단,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니코틴을 몸 속에 간접적으로 주입하는 보조제는 동맥경화증의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니코틴 대체제와는 달리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부분적으로 결합하여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 두 가지를 동시에 해소하는 먹는 금연치료보조제도 있다.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는 만성적 니코틴 중독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입증된 비(非) 니코틴성 금연치료보조제다. 금단증상만을 조절해주는 니코틴 대체제의 금연 성공률이 약 15%인데 반해, 챔픽스는 60% 정도의 높은 금연성공률을 보인다.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 육류 대신 채소나 과일. 물 충분히 마셔야

일단 금연을 결심했다면, 단기간에 성공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중독된 니코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니코틴 수용체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 기간이 최소한 3개월은 소요된다.

배가 고프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 있으므로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육류나 술, 커피, 카페인이 들어있는 탄산음료 등을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담배가 생각날 때 수시로 먹을 수 있도록 당근 등 채소를 썰어 놓거나 무설탕 껌을 챙겨두는 것도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식사 직후 등 흡연 욕구가 강할 때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