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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본고신

줄기세포가 주는 꿈[국제신문,04.12.25] 등록자 : 운영자 / 등록일 : 2004.12.28 am 11:02:48 / 조회수 : 4540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찰스 디킨스가 스크루지 조카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크리스마스는 세상에서 굳이 그 덕을 보지 않아도 행복감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꼭 크리스마스 때문이 아니라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쯤이면, 사람들은 지난 1년과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고 보다 나은 새해를 다짐하곤 한다.
이와 함께 해마다 12월 10일이 되면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다. 올해는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수천 가지의 냄새를 감별하고 기억할 수 있는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에 대해 연구해온 미국 의사들이 노벨의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수상자가 발표되면 우리는 새해에는 혹시 우리나라에도 수상자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성급하게 후보가 될 만한 인물들을 챙겨보기도 한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첫째 조건은 학문적으로 커다란 파급 효과를 불러왔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을 경우다. 둘째는 실제적으로 인류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즉, 의학상이라면 환자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셋째는 과학사나 의학사, 사회적으로 큰 흐름을 바꾸어 놓았을 때다.
현재까지 노벨의학상 수상자들 중에서 이 세가지 조건을 가장 충족시키는 수상자로 왓슨과 크릭을 꼽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DNA 이중 나선구조를 발견, 인위적으로 유전물질을 조절하는 길을 열어 근대 생물학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을 가능하게 했다.
그 외에 항혈청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수많은 어린이를 디프테리아에서 구한 베링,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발명하여 인류를 세균성 감염성 질환에서 구한 플레밍을 꼽는 사람도 있다. 베링은 1901년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자이며, 플레밍은 1945년, 왓슨과 크릭은 1962년 수상자이다. 불과 100여년 동안에 이들의 새로운 발견과 발명들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큰 공헌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줄기세포 치료가 이 방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경우 줄기세포는 수정란이 처음 분열할 때 형성되는 만능 줄기세포와 이 만능 줄기세포들이 계속 분열해 만들어지는 배아 줄기세포, 성숙한 조직과 기관 속에 들어 있는 다기능 줄기세포 등 세 가지로 나눈다.
만능 줄기세포는 수정란이 2개로 분열되었을 때 갈라져 각각 신생아가 되는 일란성쌍생아와 마찬가지로 세포 하나하나가 한 명의 태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구용으로 사용할 경우 아주 심각한 윤리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다기능 줄기세포는 성체(成體) 줄기세포라고도 부르는데, 이미 분열이 상당히 진행되어 노화단계에 들어선 세포이기 때문에 다양한 세포로 배양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배아 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에 가장 유용하다고 보고, 이를 이용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심장병 암 파킨슨씨병 등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즉 배아 줄기세포에서 신체의 각종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시키는 인체 신호체계를 밝혀낼 수 있다면 병이 생겼거나 사고 등으로 손상을 입은 조직과 기관을 재생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 배아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박사의 연구는 인간의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하지 않고 인공적으로 수정란을 분할하거나 혈액 살점 등에 들어 있는 체세포만을 이용해 복제했다. 복제를 통해 배아 줄기세포를 얻어 환자의 손상된 조직을 대체할 것으로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다. 콩팥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신경이 손상되면 배아줄기 신경세포를 이식하고, 줄기세포로 작은 키도 키우고, 심장이 나쁘면 새것으로 바꾸는 영화와 같은 꿈을 의과학자들은 꾸기도 한다.
미래 지향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해 새출발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둔다. 그래서 한 해가 가는 아쉬움으로 밤새 파티를 즐기는 외국에 비해 우리는 새해 아침에 해를 보면서 소원을 빌고 가족과 나라의 안녕을 소망한다. 2005년은 밝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고신대 복음병원 병리과장